
1. 서론: 현실과 디지털의 조화, 지멘스의 비전
변화의 속도가 무서운 21세기, 제조업은 인더스트리 4.0을 넘어 이제는 ‘인더스트리 5.0’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지속가능한 생산을 추구하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 기업이 1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굳건히 그 중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바로 독일의 기술 선도 기업, 지멘스(Siemens AG) 입니다.
지멘스는 단순히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을 넘어,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결합하는 독창적인 "산업-디지털 공생(Industrial-Digital Symbiosis)" 전략을 통해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체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산업 기술 리더로 성공적인 변모를 이뤄냈습니다. 오늘날 지멘스는 산업 자동화 기술의 최전선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활용하여 유럽 제조혁신을 주도하며, 미래 제조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멘스의 핵심 역량과 전략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이 어떻게 산업 자동화와 유럽 제조혁명의 심장이 되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 지멘스, 170년 역사의 제조 혁신 선두 주자: 디지털 전환의 마에스트로
1847년 설립된 지멘스는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산업, 인프라, 운송, 헬스케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왔습니다. 특히 지난 수년간 지멘스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습니다.
2.1.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와 전략적 강점
지멘스는 4개의 핵심 사업 부문과 금융 서비스 부문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지멘스 엑셀러레이터(Siemens Xcelerator)' 라는 개방형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이 중 디지털 인더스트리(Digital Industries) 부문은 이산 및 공정 산업의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산업 자동화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글로벌 시장 리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실제로 2024 회계연도 기준, 디지털 인더스트리 부문은 18.9%라는 높은 조정 EBITA 마진을 기록하며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기반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성공적임을 증명했습니다.
지멘스의 전략적 강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깊이 있는 산업 도메인 지식 : 170년 이상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합니다. * 강력한 R&D 및 기술 리더십 :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끊임없는 연구 개발 투자를 통해 기술 혁신을 선도합니다. * 글로벌 네트워크와 높은 브랜드 가치 : 전 세계에 걸친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미래 시장 선점 기회 : 산업 디지털화, 지속가능성, 서비스형 비즈니스 모델(SaaS) 확장,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2.2. '목적이 있는 산업용 AI' 전략
지멘스의 AI 전략은 단순히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목적이 있는 산업용 AI(Industrial AI with Purpose)' 를 비전으로 삼아 산업 현장의 실제 문제 해결에 특화된 AI 개발에 중점을 둡니다. 이는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시뮬레이션 및 최적화하며, 다시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지멘스만의 독특한 AI 활용 방식입니다.
- 생성형 AI를 통한 설계 및 자동화 혁신 :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지멘스 산업용 코파일럿(Siemens Industrial Copilot)' 은 자연어 명령만으로 자동화 코드를 생성, 최적화, 디버깅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입니다. 이는 엔지니어링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여줍니다.
- 예지보전 및 품질 관리 : IoT 플랫폼 마인드스피어(MindSphere)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여 기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유지보수를 최적화합니다.
- 에너지 효율 최적화 : 스마트 인프라 부문에서는 AI 기반 빌딩 자동화 시스템으로 HVAC(냉난방 환기 공조) 시스템을 제어하여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9%까지 절감합니다.
이처럼 지멘스는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AWS 등 글로벌 기술 선도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물론, 멘토 그래픽스(Mentor Graphics) 등의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디지털 트윈 스택을 완성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의 민주화를 추진하며 산업 AI 분야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AI(Trustworthy AI)' 원칙을 확립하여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AI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3. 산업 자동화의 핵심, 지멘스의 'Totally Integrated Automation' 전략
지멘스의 산업 자동화 기술은 "Totally Integrated Automation (TIA)" 이라는 독자적인 개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는 모든 구성 요소와 능력이 원활하게 상호 작용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여, 설계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제조업체의 생산성, 유연성 및 효율성 증대를 지원합니다.
3.1. 스마트 제조를 위한 핵심 기술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부문은 스마트 제조 환경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다양한 혁신 기술을 제공합니다. * TIA Portal : 엔지니어링 프레임워크 솔루션으로, 로봇 프로그래밍 통합 라이브러리를 지원하여 지능형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고 엔지니어링 시간을 단축합니다. * 자율제조(Autonomous Manufacturing) : AI 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공장의 자동·무인화를 실현하며, 비정형 공정 구현 및 이슈 해결에 AI가 핵심적으로 활용됩니다. *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 가상 공간에 제품, 공정, 공장 전체를 구현하여 실시간 모니터링, 시뮬레이션 및 최적화를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 설계 오류 방지, 계획 신뢰도 향상, 시운전 속도 단축 등 혁신적인 효과를 얻습니다. * OT/IT 융합 : 운영기술(OT)과 정보기술(IT)의 원활한 융합은 OT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IT의 고급 데이터 응용 기술을 적용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 :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데이터 흐름을 연결하고 통합하여, 끊김 없는 정보의 순환을 통해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입니다.
3.2. 지멘스 산업 자동화의 실제: 독일 바트노이슈타트 전기모터 공장
지멘스의 산업 자동화 기술은 실제 생산 현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독일 바트노이슈타트에 위치한 지멘스 전기모터 공장의 자동화 창고는 IT와 OT를 융합한 ‘데이터 기반 공장’ 전략의 핵심 이정표 입니다. 400만 유로를 투자하여 완전 자동화 창고 시스템을 도입한 이곳에서는 다음과 같은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 디지털 트윈의 위력 : 창고 시스템은 건설 이전부터 디지털 트윈으로 설계되어 창고, 생산 라인, 자재 흐름을 최적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 설계 오류 방지, 계획 신뢰도 향상, 시운전 속도 단축 효과를 얻었습니다.
- 디커플링 버퍼(Decoupling Buffer) : 창고는 생산 유연성을 높이는 디커플링 버퍼 역할을 수행합니다. 고객 주문과 무관하게 핵심 부품을 미리 생산하여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 "물건이 사람에게 오는" 원칙 : 자동화된 시스템은 피킹 오류율을 99% 감소시켰고, 생산성을 40% 향상시켰으며, 자재 순환량을 40% 절감하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지멘스의 산업 자동화 기술이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조 현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4. 유럽 제조혁신의 심장: 지멘스의 '적응형 생산'과 '디지털 등대 공장'
지멘스는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제조혁신, 특히 '인더스트리 4.0' 과 그 다음 단계인 '적응형 생산(Adaptive Production)' 개념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입니다.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을 제조 산업에 접목하여 미래 제조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4.1. 예측 불가능한 시대를 위한 '적응형 생산'
기존의 자동화는 예측 가능하고 반복적인 작업에 초점을 맞췄지만, 지멘스가 제시하는 적응형 생산 은 그 한계를 넘어섭니다. 이는 수요 변동, 공장 규모 변화, 글로벌 시장 변동성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도 생산 시스템이 자동으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개최된 '산업 생산을 위한 혁신 가속화' 전시회에서도 이 적응형 생산은 주요 의제로 다뤄지며 미래 제조의 핵심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4.2. 지속가능한 미래 제조의 표본, '디지털 등대 공장'
지멘스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글로벌 등대 네트워크'에 이미 암베르크(독일), 청두(중국) 공장이 포함된 데 이어, 최근 독일 에를랑겐(Erlangen) 공장 이 세 번째로 선정되며 제조 혁신의 선두 주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에를랑겐 공장은 단순한 생산 시설이 아닙니다. 100개 이상의 AI 알고리즘과 광범위한 디지털 트윈 기술 사용 사례를 도입하여 생산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미래형 공장입니다. 특히 'Green Lean Digital' 전략 을 통해 혁신 기술과 지속 가능한 실행 방식을 결합하여 다음과 같은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 생산성 69% 증가 : 4년 만에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 에너지 소비 42% 절감 :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에너지 효율 최적화를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했습니다.
이 공장은 최신 세대 SINAMICS 주파수 컨버터용 고성능 반도체 생산을 위한 클린룸을 불과 11개월 만에 구축했으며, 엔드 투 엔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해 필요 면적 50% 감소, 자재 소비 40% 절감, 에너지 소비 50% 이상 절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멘스는 이러한 혁신을 바탕으로 에를랑겐 지역 인프라 및 R&D에 5억 유로를 투자하여 이 지역을 글로벌 R&D 허브이자 산업 메타버스를 위한 글로벌 기술 활동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4.3. 지속가능성과 IT/OT 융합을 통한 제조 혁신
지멘스는 제조 업체가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결합하고 전체 공급망 관련 데이터를 연결하여 탄소 발자국을 최적화하고 순환성을 달성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는 IT 기술과 자동화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생산 시스템의 적응력, 자율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이러한 지멘스의 끊임없는 노력과 혁신은 유럽 제조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하며, 전 세계 제조 산업에 영감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5. 결론: 지멘스, 미래 제조의 길을 밝히다
지멘스는 1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재창조해온 기업입니다. 하드웨어 기반의 전통적인 제조업체에서 벗어나, 디지털 트윈, AI, 그리고 '산업-디지털 공생' 전략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핵심 역량으로 삼는 글로벌 기술 리더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Totally Integrated Automation'을 통해 산업 자동화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독일 에를랑겐의 '디지털 등대 공장'에서 보여준 '적응형 생산'과 'Green Lean Digital' 전략은 유럽 제조혁신을 이끄는 지멘스의 저력을 보여줍니다. 지멘스의 혁신은 단순히 기술 발전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미래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융합하여 인류와 지구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는 지멘스. 그들이 그리는 미래 제조의 청사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 세계 산업에 영감을 불어넣으며, 더욱 지능적이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멘스의 다음 혁신은 무엇일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